Issue vol.4 2023-11-07 640
예병일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1. 과목소개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에서는 2005년에 ‘미래형 의학교육과정’을 도입하면서 의료인문학 교육을 강화하여 <의학입문>, <의학사>, <의료인문학>, <의철학> 등 다양한 과목을 개발하여 이전부터 개설되어 있던 <의료윤리>와 함께 운영해 왔다. 그러나 문사철 중심의 인문학을 문학, 역사, 철학, 윤리 구별없이 운영하기보다 통합교육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계속 개진되었다. 헬리코박터균을 예로 들자면 위에서 살고 있는 세균은 1880년대부터 보고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사실로 판명되기까지 100년이나 걸린 이유는 무엇이며, 세균학 발전과정을 고려해 볼 때 1981년에 발견된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200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마샬(Barry Marshall)은 이 세균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이유는 무엇이며, 마샬이 발견한 진단법의 원리는 무엇인지를 한 수업에서 다루는 것이다.
그리하여 2013년에 ‘Caritate Tua 2013’ 교육과정을 시작할 때는 <환자-의사-사회>라는 이름으로 의예과 1학년부터 의학과 4학년까지 6년간 I~VI까지 이름을 붙여 수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통합교육을 하려 해도 수업구성이 용이하지 않아서 I~VI까지 구분하되 인문학의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다른 분야를 보완하는 형태로 수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환자-의사-사회(I)>은 의예과 1학년 1학기에 매주 3시간씩 진행하는 3학점 수업이다. 흔히 의학은 과학의 한 분야라 하고, 실제로 의학이 과학적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크게 발전한 학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의학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므로 인문학적 소양도 필요로 한다.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공부에만 집중하고 기본적인 태도와 예절 교육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므로 뭐가 옳고 그른지에 대한 가치판단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환자-의사-사회(I)> 과목에서는 이와 같이 인문학의 기본적인 소양도 함께 다루고 있다.
2. 수업목표(과목의 취지)
과학에 바탕을 둔 의학에서 인문학적 기초를 다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의학이 역사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과학에 바탕을 둔 의학이 정립되었으며, 현대의학은 과거와 비교할 때 왜 인문학적 소양이 강조되고 있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의과대학 재학중에 매학년에서 마주치는 의료인문학 과목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이해한다.
이와 함께 대학생으로써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이지만 배울 기회가 없는 내용(예를 들면 기본적인 윤리, 올바른 인용법, 표절과 저작권 침해 등)을 소개한다. 또 의학을 공부하면 임상의사 외에 다른 분야의 일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뜻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가능한 진로를 소개하는 내용도 일부 담고 있다. 요약하면 과학에 바탕을 둔 의학에서 과학이 아니면서 의학과 상관성을 가지는 내용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과목이라 할 수 있다.
3. 수업성과(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가지게 될 역량)
의예과 1학년 첫 학기에 하는 수업이므로 자연과학에 바탕을 둔 과학적 사고 외에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하지만 그동안 제대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살아온 것들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도록 성과를 제시했다. 아주 다양한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사회에서 자신에게 이익과 흥미를 줄 수 있는 일을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아주 큼지막한 의미를 지닌 수업성과를 설정했으며, 한 학기가 끝나면 이와 같은 성과를 얻음으로써 학생들이 이전에 가지지 않은 역량을 가지게 될 것을 기대한다.
1. 의학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설명할 수 있다.
2.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에 대한 경험을 소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천을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후 보고서 내용에 따라 점수를 받아야 한다. 최소한의 점수를 채우지 못하면 다른 점수에 상관없이 F를 받게 되고(지금까지 14년간 모든 학생들이 최소한의 점수를 획득함으로서 F를 받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보고서 내용에 따라 다른 점수를 받을 수 있다.
3. 독서를 통한 자기주도학습의 실천과정을 소개할 수 있다.
독서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중요한 방법의 하나이므로 대학 첫 학기에 독서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한 학기에 10-20권의 책을 읽어야 하며, 책 내용에 대한 시험을 쳐서 점수에 반영한다.
4. 의학도로서의 기본 소양을 키우는 자신만의 방법을 설명할 수 있다.
한 학기 동안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어야 하며, 의학도로서의 기본 소양은 대학의 교육목표, 비전, 사명을 참고로 하고, 수업시간에 다룬 내용을 토대로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4. 개발 과정
현재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에서는 진행하는 의료인문학관련 수업내용은 아래와 같다.
2012년까지는 <의학입문>, <의학사>, <의료인문학>, <의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의예과 1학년 1학기부터 2학년 2학기까지 매학기 수업을 진행했지만 2013년부터 <환자-의사-사회>라는 이름으로 6개 학년 전체에 걸쳐 매학년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환자-의사-사회(I)>은 수업계획표에서 볼 수 있듯이 스스로 해야 하는 독서활동,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여 그 내용을 보고서로 제출해야 하는 전인활동, 학생들의 발표와 토론, 특정 주제에 대한 강의와 토론으로 구성된다. 이와 같은 내용이 의예과 1학년 1학기 <환자-의사-사회(I)> 과목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독서활동
2009년에 서울대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이 재학중에 100권의 책을 읽게 하겠다는 소식이 매스컴에 전해졌다.(100권 목록에는 10권 한 세트인 『태백산맥』이 하나의 목록으로 포함되는 등 실제로는 100권이 훨씬 넘었다) 그러자 카이스트에서는 “우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100권 읽기를 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시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박종구 학장은 우리 학생들도 독서활동을 강화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고,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다양한 내용을 검토했으나 평가가 어렵고,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해서 학교 차원에서 교육을 하는 건 포기하기로 했다.
이 때 위원중 한 명으로 참여한 교수가 <환자-의사-사회(I)>을 담당하면서 수업계획표에 독서할 책의 목록과 시험날짜를 표기하고 시험을 진행하여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책 내용에 대해 특별한 교육은 하지 않으며, 시험이 끝난 후에 이 책을 선정한 이유와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내용만 간단히 소개한다.
(2) 전인활동
2010년부터 의예과 1, 2학년을 대상으로 <전인활동> 과목이 1년간 1학점으로 개설되어 2017년가지 운영되었다. 이 때는 A+를 받기 위해 120점을 획득해야 했지만 2018년부터 과목이 사라지고 <환자-의사-사회(I)>에서 30점 정도를 받도록 하는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봉사활동(공식싸이트에 등록되어야 함), 자기계발(여행, 공부, 운동을 통한 몸관리, 동아리 활동, 전시회 관람 등), 지역사회 알아가기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보고서를 제출하여 점수를 받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될 어떤 것을 얻었는지 소개를 하는 것이며, 읽는 사람(평가자)의 공감을 잘 불러일으킬수록 좋은 점수가 부여된다.
봉사활동의 경우 2시간 당 1점을 기준으로 하지만 특별한 이유없이 같은 활동을 반복한 경우는 시간낭비로 간주하여 감점될 수 있고, 과목의 취지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므로 봉사활동도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점수받기에 유리하다.
지역사회 알아가기는 학교가 위치한 원주로부터 강원도, 대한민국, 세계 등 모두 해당되지만 더 작은 지역일수록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사회를 알기 위해 여행을 한 경우 단순히 여행경험을 기술하면 점수가 낮고, 그 여행에서 공부한 내용이 무엇이며,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이 여행에서 어떤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인지 등을 잘 기술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3) 대학생이 알아야 할 기본내용
2009년에 교육부에서 “대학생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 공문에 표시된 웹싸이트로 들어가자 학습윤리, 표절과 인용 등 중요하지만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내용의 자료가 제시되어 있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대학생이 알아야 할 내용이지만 타과목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을 <환자-의사-사회(I)>에서 소개하고 있다.
(4) 기타 내용
의사가 알아두면 좋을 인문학적 내용을 공부하는데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내용과 진로를 생각해보는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이 과목에서 소개함으로써 대학 첫 학기에 그 이전에는 결코 깨닫지 못한 다양한 측면을 보고, 생각할 수 있도록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한다.
5. 수업진행방법
매주 3시간 수업에서 독서시험이 있는 경우는 수업시작과 동시에 책 내용에 대해 주관식으로 2-5문제 출제하여 기술시험을 실시한다. 중간고사 이후에 학생발표가 있는 경우에는 1명이 하는 경우 15분, 3명이 조를 이루어 하는 경우 30분을 부여한다. 시험 후에는 문제의 취지와 답을 간단히 설명하고, 학생 발표 후에는 질문을 받지만 발표자가 모든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학기말 성적은 중간고사 대체보고서 25점, 학기말 시험 30점, 전인활동 15점, 독서시험 20점, 출석과 태도 각 5점, 총 100점으로 구성했다.
2023년 1학기 수업계획표는 아래와 같다. 수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를 수시로 quizn.show를 이용하여 그 이전 시간에 다룬 내용에 대해 간단히 평가를 하기도 한다.
주 | 교시 | 내용 | 담당교수 이외의 진행자 |
1 | 1 | 수업소개 | |
2 | 전인활동 점수받는 법 | | |
3 | 슬기로운 예과생활 | 의학과 3학년 학생 | |
2 | 1 | Caritate Tua 2018 교육과정 소개 | |
2 | 인용과 표절 | | |
3 | 유럽의 의학박물관 | | |
3 | 1 | 학습윤리 | |
2-3 | 의학교육학 소개 | 의학교육학 박사 | |
4 | 1 | 시대에 따른 대학과 대학생의 의미와 역할 | |
2 |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인가 | | |
3 | 패러다임의 변화와 의학의 발전 | | |
5 | 1 | 과학이란 무엇인가 | |
2-3 | 의학과 의료속의 인문학 | | |
6 | 1-2 | 진화로 설명하는 의학과 질병 | |
3 | 윤리와 법 사이에서 고뇌하는 의학 | | |
7 | 1 | 매스컴에 비친 의사 | 학생발표 |
2 | 의학시사 다루기 | | |
3 | 질문과 토론 | | |
8 | 1-3 | 중간고사 | 대체보고서 제출 |
9 | 1 | 의사의 다양한 진로 | 학생발표 |
2 | 교수를 그만두고 회사에서 일하기 | 외부강사 | |
3 | 질문과 토론 | | |
10 | 1 | 전염병을 주제로 각자 예습 | 플립러닝 |
2 | 전염병에 대한 상식 테스트와 문제풀이 | | |
3 | 진로선택을 위한 조언 | 외부강사 | |
11 | 1 | 스포츠의학 전문가가 되는 과정과 역할 | 학생발표 |
2 | 스포츠의학의 실제 활용 | 외부강사 | |
3 | 질문과 토론 | | |
12 | 1 | 원주의과대학의 역사, 연세대학교의 역사 | 학생발표 |
2 | 원주의과대학의 뿌리를 찾아서 | 외부강사 | |
3 | 질문과 토론 | | |
13 | 1 | 미래의 의료인이 가져야 할 자세 | 학생발표 |
2 | 의학에서 인문학적 사고의 중요성 | 외부강사 | |
3 | 질문과 토론 | | |
14 | 1 | 의학역사속의 아이러니 | 학생발표 |
2 | 미술작품속의 의학 | | |
3 | 질문과 토론 | | |
15 | | 학기말고사 | 객관식, 주관식 시험 |
16 | | 피드백 | |
*독서시험 매 수업시작전 10분간 실시함
*간단한 시험은 그 전 수업까지를 시험범위로 하여 예고없이 실시함
중간고사를 대신하는 대체보고서 제출 요령은 아래와 같다.
대체보고서는 서평(독후감 아님)을 쓰는 것입니다. 감상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에 대한 평을 쓰는 것이므로 그 책이 어떤 책이고, 어떤 가치가 있으며, 작가가 책을 쓰는 태도와 생각은 어떠한지, 보고서 작성자는 이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소개하면 됩니다.
작성방법은 자유이며 권장하는 길이는 원고지 분량으로 약 30매(그림이나 사진 제외한 분량이며, 원고지에 작성하는 걸 말리지는 않지만 글쓰기 테크닉을 사용하기 어려우므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겁니다)입니다.
점수에 가장 영향이 큰 요소는 읽는 사람이 내용에 대한 의문이 생겼을 때 어떤 부분이 필자의 생각이고, 어떤 부분이 남의 글을 참고로 한 것인지를 구별할 수 있도록 참고문헌을 잘 표기하는 것입니다.
서평대상 도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2.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3. 앤 드루얀, <코스모스> (칼 세이건이 쓴 책 아님)>
4. 매트 리들리, <본성과 양육>>
5. 에드워드 윌슨, <통섭>>
6. <생명이란 무엇인가>, 저자가 에르빈 슈뢰딩거, 린 마굴리스 & 도리언 세이건, 폴 너스인 책 세 권 중 하나>
7. 폴 에얼릭 & 앤 에얼릭, <진화의 종말>>
8. 김치원, <디지털 헬스케어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1, 2권 (하나만 읽고 쓰건 두 권 모두 읽고 쓰건 관계없으며 두 권 모두 읽은 경우는 티를 내는 것이 좋음)>
9. 최윤섭, <의료인공지능>>
10. 김재인,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6. 수업 진행자로서 나누고 싶은 경험
수십년 째 우리나라 의예과에는 의예과에서 공부를 하면 시간낭비이고, 의예과는 놀면서 보내야 하는 시기라 생각하는 학생들로 가득 차 있다. 입시에 찌든 상태로 대학에 입학하여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기에 다양한 활동을 하는 건 좋지만 공부를 하면 손해인 것처럼 생각하는 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이미 알고 있는 지식조차 잊어버리면서 의예과를 보내는 것은 어느 한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의예과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분위기 탓에 의예과 1학년 1학기에 수업을 하는 것은 교육자가 아무리 열심히 준비를 해도 그 내용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발표를 하게 하는 경우 발표준비를 하는 학생만 열심히 할 뿐이고, 수시로 치는 간단한 시험은 그냥 포기하는 것으로 해결하다 보니 공부를 위한 자극제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독서시험은 0점을 감수하는 학생들이 전보다 늘어나고 있다.
최소한의 점수를 받지 못하면 F를 받게 되어 유급위기에 몰리는 전인활동의 경우 학기말 성적처리 때까지 사전에 정한 점수에 도달을 못하는 학생들이 가끔 있지만 성적 정정기간이 되면 그 때서야 밀린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겨우 최소한의 점수를 받는 학생들이 매년 극소수 있다.
‘인용과 표절’, ‘학습윤리’와 같이 교육부에서 제시한 자료는 반드시 대학생이 알아야 할 내용으로 판단되어 내용을 소개하지만 보고서에서 인용과 표절에 대한 내용을 전혀 숙지하지 않은 학생을 파악하는 경우는 수업효과를 의심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 학기가 끝난 후 소수의 학생들이 “이 과목 덕분에 대학 첫 학기를 의미있게 보낼 수 있었다”, “독서시험 덕분에 책과 가까워졌다”, “조별과제 진행시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와 같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이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
또 의사 출신의 외부강사들이 임상의사가 아닌 다른 진로에 대해 소개를 하는 경우에는 수업이 끝난 후 연락처를 확보하여 개인적으로 그 분들을 만나 자신의 진로에 대해 더 싶이 생각을 해 보는 경우가 있으므로 ‘아무리 생각이 없는 의예과 1학년이라 하더라도 소수에게는 유용한 수업이 되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으므로 보람을 느낀다.
연세대학교 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C형 간염바이러스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에서 전기생리학적 연구 방법을, 영국 Wellcome Unit for the History of Medicine at Oxford University에서 의학의 역사를 공부했다.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에서 16년간 생화학교수로 일한 후 2014년부터 의학교육학으로 전공을 바꾸어 경쟁력 있는 학생을 양성하는 데 열중하면서 의학과 과학이 결코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가까운 학문이자 융합적 사고가 필요한 학문임을 소개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학내에서 의료인문학 과목을 다수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 『의학을 이끈 결정적 질문』, 『처음 만나는 소화의 세계』, 『의학사 노트』, 『의학, 인문으로 치유하다』, 『내 몸을 찾아 떠나는 의학사 여행』, 『이어령의 교과서 넘나들기: 의학편』, 『지못미 의예과』 등이 있다.